[2006년 6월 27일 작성]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단역 배우 생활을 마감하고 고정 배역을 맡은 첫 작품은 '로하이드'라는 TV 드라마였습니다. 카우보이들이 소떼를 몰고다니며 겪는 사건들을 다룬 시리즈였는데, 이스트우드는 카우보이들 중 가장 젊은 막내동이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드라마 우리나라에서도 방영했었는데, 제가 어릴 때라 기억은 가물가물합니다. 제 어머니 말씀을 빌리자면 주연은 아니었지만 잘생긴 외모 덕분인지 인기를 꽤 끌었다네요. 그 당시 이 양반의 나이가 28세였으니 출세가 빠른 편은 아니었지요.
영화 쪽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헐리우드가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였습니다. 1964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만든 마카로니 웨스턴 '황야의 무법자'에서 주인공을 맡아 영화의 성공과 함께 자신의 인기도 최고로 끌어올렸습니다. 판초를 뒤집어쓰고 담배를 물고서 삭막한 표정으로 총질을 해대며 나쁜놈들을 혼내주는 고독한 총잡이 역할은 이스트우드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그의 이미지와 딱 들어맞았습니다. '멋지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경지였어요.
헐리우드로 돌아온 이스트우드는 40대에 접어든 1971년에 돈 시겔이 감독한 영화 '더티 해리'에서 주연을 맡아 다시금 최고의 흥행 배우가 됩니다. 주인공인 '해리 캘러헌'은 총잡이에서 형사로 역할이 바뀌었을 뿐 이미지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인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권총 한자루로 악당들과 맞서는 고독한 영웅, 무정한 외면에 따스한 마음을 감춘 사나이, 뭐 이런거죠. 이 멋진 남자의 매력 덕분인지 영화는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고, 이후 더티 해리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는 4편이나 더 제작됩니다.
아무튼 '더티 해리'는 터프한 형사의 좌충우돌을 다룬 액션물의 원조격인 영화라고 합니다. 요즘 눈으로 보자면 액션은 좀 모자라고, 폭력성도 그다지 심하지 않지만 말이죠. 스토리도 간단합니다. 정신병자같은 흉악범이 사고를 치고 다니고, 경찰들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더티 해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과격한 형사가 갖은 고생을 겪으며 사건을 해결한다는 얘기라고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요즘 세대에게는 명성에 비해 시시하다는 평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거의 사십년 전 영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못쓰죠. 이 영화가 무슨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작품도 아니고, 영화사를 빛낼 예술 작품도 아니니 그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정도로 만족해도 좋겠습니다. 하긴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 바로 그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마력!
동영상은 초반부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단골 식당에 들러서 핫도그를 먹으려는데 길 건너 은행에 강도가 들어옵니다. 더티 해리는 핫도그를 한 입 베어물고서 식당을 나서서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매그넘44 권총을 뽑아들고 사정없이 발포합니다. 늘 하던 일을 하듯 자연스럽게..
동영상 후반부에서 해리와 범인이 주고받는 이야기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이 권총으로 말하자면 가장 강력한 매그넘44로 네 머리통은 간단히 부술 수 있단다. 내가 5발을 쐈는지 6발을 다 쐈는지 궁금하겠지? 신나게 쏘다보니 나도 몇 발 갈겼는지 잘 모르겠는데 네놈 운이 어떤지 한번 시험해볼 생각이 있냐? 떨어진 샷건을 집어들까말까 망설이던 범인은 결국 포기하죠. 돌아서는 해리에게 궁금하다고 묻자 해리는 망설임없이 방아쇠를 당깁니다. 아마도 6발 모두 쏘았음을 알고있었겠죠. 씩 웃으며 돌아서는 해리의 뒤통수에 대고 범인은 뇌까립니다. '개넘의 자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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