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14일 작성]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1980년 작품인 '성난 황소(Raging Bull)'는 영화사에 남을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있는 영화입니다. '제이크 라 모타'라는 권투선수의 흥망성쇠를 담은 내용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지요. 성질 더럽고 편집증적인 성격에 의처증까지 있는 제이크 역은 로버트 드니로가 맡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탔습니다.
주인공 제이크는 영웅이라기보다는 낙오자에 가깝습니다. 그의 불행이나 실패는 모두 자기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고, 하는 짓들은 상식에서 벗어나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편을 들어주기가 싫은 것이지요. 그런데 계속 보다보니 어느 순간 주인공에게 동정심이 생기게 되고, 차츰차츰 가슴이 아파지고, 나중엔 쓸쓸해서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더군요.
이 영화가 재미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가 그다지 극적이지도 않고, 긴장감 넘치는 구성도 아니거든요. 스토리 자체가 주는 재미는 별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니 재미없다고 말할 수도 없네요. 고로 섣불리 추천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느낌이 천차만별일 영화 같아요.
동영상은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바렐리아 루스티카나'의 간주곡을 배경음악으로 깔고, 주인공이 텅 빈 링 위에서 홀로 새도우복싱을 하는, 그 유명한 오프닝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슈가 레이 로빈슨 선수와 벌이는 챔피언 타이틀전 장면을 붙였습니다.
이 영화의 우리말 제목은 '성난 황소'와 '분노의 주먹' 두가지가 있습니다. 저에게 제목을 붙이라면 '사나운 주먹'이라고 하고싶네요. '분노'보다는 '사납다'는 것이 주인공의 성격에 더 어울리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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