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31일 작성]
엘모어 제임스(Elmore James)의 이름에는 꼭 'King of the slide guitar'라는 말이 붙어다닙니다. 슬라이드 기타는 유리나 금속 등으로 만든 원통형 물건을 손가락에 끼우고 기타의 넥(neck) 부분을 미끄러트리듯 문지르며 연주를 하는 주법으로, 흐느끼는 듯한 소리나 윙윙거리는 독특한 울림 소리가 납니다. 옛날엔 유리병의 목부분을 잘라 썼던 까닭으로 보틀넥 주법이라고도 하지요. 블루스에서 많이 쓰이는데 엘모어 제임스가 요 주법에 대단한 특기가 있어서 남들보다 뛰어났던 모양입니다. 기타 연주 뿐만이 아니라 창법도 아주 독특합니다. 약간 막힌듯한 옐로우 보이스로 힘과 서정성을 함께 갖춘 탁월한 가창력을 보여주었죠.
이분도 미시시피주 태생으로, 1918년 생입니다. 어릴 때부터 기타를 만지기 시작해서 14살 때에 이미 주말마다 이곳저곳에서 블루스를 연주했답니다. 30년대 후반엔 미국 남부지방에서 알아주는 음악인으로 이름을 날렸고,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에는 멤피스에서 활동하다가 블루스의 본산인 시카고로 옮겨 머디 워터스나 하울링 울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1963년, 한창나이인 사십대에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좀 오래 살았다면 더 멋진 음악도 많이 만들고, 블루스의 부흥기에 인기와 명예도 더욱 많이 얻었을텐데 참 아쉬운 노릇이지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엘모어 제임스가 후대 블루스 및 록음악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고 합니다. 슬라이드 기타 주법을 쓰는 기타리스트는 엘모어 제임스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고나 할까요. 훗날 블루스와 록큰롤 명예의 전당에 각각 등록된 것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활동 기간이 짧았으므로 요즘 구할 수 있는 그의 앨범들은 주로 편집앨범들인데 그 수가 만만치않게 많습니다. 한장에 스무곡 남짓 들어있는 놈으로 구입하면 대충 실패는 없을 듯하네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앨범인 'The Sky Is Crying : The History Of Elmore James'에서 대표곡 셋 골랐습니다.
엘모어 제임스의 슬라이드 기타와 노래 솜씨를 감상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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