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9일 작성]
후커 할아버지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했고 동영상도 더러 보여드렸으니 그냥 바로 앨범 이야기로 들어갈게요. 이 분이야말로 앨범 고르기가 쉽지 않은 대표적인 양반입니다. 정규, 편집 합쳐서 삼백장 가량이 되는 모양이고, 앨범 이름까지 똑같은 것이 부지기수거든요. 살아생전에 발표한 노래들도 수백곡이 훌쩍 넘고, 그만큼 좋은 노래도 많아서 한장짜리 베스트 앨범 가지고는 만족하기가 좀 어렵기도 합니다. 게다가 젊을 때 나온 앨범과 나이 들었을 시절의 앨범의 분위기가 자못 다르기까지 합니다. 전자가 흙냄새 풍기는 전통적 블루스라면 후기엔 꽤 다채롭고 화려한 블루스도 하셨거든요. 요컨대 어느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드는지부터 결정하는 것이 순서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 녹음한 노래가 들어있는 앨범인가를 살펴서 고르면 되겠죠.
오늘은 먼저 후기의 앨범 중 제가 좋아하는 것부터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후커 영감님의 친한 후배 중 하나인 반 모리슨(Van Morrison)이 합세해서 만들어진 'Don't Look Back'입니다. 'Los Lobos'라는 밴드도 참여했고요. 후커 영감님은 요 앨범으로 1998년에 그래미상의 'Best Traditional Blues Album' 부분을 거머쥐었죠. 팔순이 다 된 노인네가 이토록 근사한 앨범을 새로 내놓을 수 있었다는 것이 참 대단할 뿐입니다.
첫 곡은 후커 영감님의 대표적 히트곡 중 하나인 'Dimples'입니다. 흥겨운 박자의 블루스인데, 밴드 'Los Lobos'가 반주를 맡아 예전의 버전들과는 다른 편곡으로 멋지게 녹음했습니다. 후커 영감님은 뭐가 그리 기분 쫗으신지 껄껄껄 웃는 것으로 곡을 마무리하셨습니다.
다음 두 곡은 반 모리슨이 함께 노래부른 것입니다. 흥얼흥얼 부르는 후커 영감님 창법과 맑고도 힘찬 반 모리슨의 소리가 참으로 잘 어울립니다. 특히 앨범 제목과 같은 'Don't Look Back'은 더할나위없이 아름답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부분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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