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6월 17일 작성]
- 兒三百飮酒 -
아들 삼백이 술을 마시네
汝今乳齒已傾觴 네가 어린 나인데 벌써 술잔 기울이니
(여금유치이경상)
心恐年來必腐腸 앞으로 창자 녹을까 걱정이구나
(심공년래필부장)
莫學乃翁長醉倒 이 아비의 늘 취하는 버릇 배우지 마라
(막학내옹장취도)
一生人道太顚狂 한 평생을 남들이 미치광이라 한단다
(일생인도태전광)
一生誤身全是酒 한 평생 몸 버린 것이 오로지 술인데
(일생오신전시주)
汝今好飮又何哉 너도 마시기를 즐기니 어찌하리오
(여금호음우하재)
命名三百吾方悔 삼백이라 이름 지은 것 이제서야 후회하니
(명명삼백오방회)
恐爾日傾三百杯 날마다 삼백 잔씩 마실까 두려워진다
(공이일경삼백배)
참으로 오랜만에 한시 한 수 올려봅니다.
이규보 선생의 작품으로, 아들인 삼백이가 어린 나이에 술마시는 것을 보고서 걱정스러워하는 내용입니다. 가볍고 해학적이며 어려운 구절도 없는 평이한 작품인데 참 재미있습니다.
앞부분은 평범하게 전개되지요. 우선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시기 시작한 아들의 몸걱정부터 시작합니다. 그 다음엔 자기처럼 술고래가 되지 말라는 당부가 이어지네요. 아마도 술마시고 취해서 실수한 일들이 허다했나봅니다. 그 다음은 부전자전을 한탄합니다. 그 아비에 그 아들이고, 콩 심은 데 콩 나는 법이니 뭐 어쩌겠습니까. 여기까지는 그다지 돋보이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데, 마지막 두 구절은 역시 명인의 솜씨답게 재기가 넘칩니다. 삼백이라고 지은 이름 때문에 하루 삼백 잔씩 마실까봐 걱정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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