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6일 작성]
- 歸 雁 -
돌아가는 기러기
春來萬里客 봄에 온 만리 밖 나그네
(춘래만리객)
亂定幾年歸 난리 그쳐 돌아갈 해 언제일까
(난정기년귀)
斷腸江城雁 강가 성의 기러기가 애간장을 끊나니
(단장강성안)
高高正北飛 높이높이 북쪽으로 날아가네
(고고정북비)
두보의 작품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어제 소개한 '절구(絶句)'와 같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읊은 작품입니다. '절구'에서는 먼저 봄의 정경을 묘사하고, 그것에서 고향을 그리는 작자의 마음으로 옮아갔는데, 이 작품은 반대로 먼저 작자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뒤에 그런 마음이 일어난 이유를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경물을 보고 심상을 일으켰다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순서가 바뀌어진 셈이지요. 보통 한시는 경물에서 심상으로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니, 이 작품이 그런 면에서도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구(起句)와 승구(承句)에서는 만리나 떨어진 고향에 언제나 돌아가겠느냐고 자문하는 작가 자신의 처지를 읊었습니다. 그리고 전구(轉句)에서 갑자기 기러기가 애간장을 끊는다고 하였는데, 결구(結句)에 이르러서야 그 기러기가 바로 북쪽으로 날아가기에 그것이 향수를 일으켰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만약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니 고향 생각이 나서 애간장이 타고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식의 순서로 노래했다면 아마 우리에게 주는 느낌의 강도는 훨씬 약했을 것입니다.
막상 두보의 시를 소개하려고하니 좋은 작품이 너무 많아서 골치네요. 내일은 이백을 꿈에서 만나고 읊은 시를 한번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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