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6일 작성]
- 醉 後 -
술취한 후
桃花紅雨鳥喃喃 복사꽃은 붉은비같고, 새는 지지배배
(도화홍우조남남)
繞屋靑山間翠嵐 집을 두른 청산에는 푸른 이내 서리는데
(요옥청산간취람)
一頂烏紗慵不整 머리의 오사모는 귀찮아서 대충 쓰고
(일정오사용불정)
醉眠花塢夢江南 꽃 둔덕에 취해 자며 강남땅을 꿈꾼다
(취면화오몽강남)
정지상의 멋진 작품 하나 소개합니다.
복사꽃이 비처럼 흩날리는 뜰에서 한잔 마시고 있습니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도 들리고요. 집 뒤에 있는 산에는 푸르스름한 기운이 어른어른 합니다. 취기가 올라서 더욱 어른거리는 것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리에 쓴 오사모가 비뚤어졌지만 귀찮아서 고쳐 쓰지 않고 마당에 좀 두두룩한 곳에 쓰러져 잠이듭니다. 강남땅이란 이상향 쯤 되겠지요.
이 작품도 화폭에 담으면 그럴듯한 그림이 나올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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