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8일 작성]
- 茶店晝眠 -
찻집에서 낮잠 자다가
頹然臥榻便忘形 무너지듯 걸상에 누워 퍼뜩 정신을 놓았다가
(퇴연와탑편망형)
午枕風來睡自醒 바람이 불어오니 낮잠에서 저절로 깨었네
(오침풍래수자성)
夢裏此身無處着 꿈속에도 이 몸이 붙어 살 곳 없었으니
(몽리차신무처착)
乾坤都是一長亭 이 세상도 곧 하나의 긴 여행일 뿐일세
(건곤도시일장정)
임춘은 고려시대 무신 정권 때 사람으로 국순전(麴醉傳), 공방전(孔方傳) 등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벼슬에 나가지 않고,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것으로 세월을 보냈다고 하며, 강좌칠현(江左七賢)의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강좌칠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할게요.
이번주 진행되고있는 트랙백 놀이 주제가 여행인데 지금까지 26편의 포스트가 엮여있습니다. 며칠 전에 그 중 하나인 말달리다님 포스트를 읽다가 '사는 것이 곧 여행이다'라는 말씀에 무릎을 쳤었습니다. 비가 제법 실하게 내리기에 비에 관한 한시를 한 편 소개하려고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가 이 시를 보니 그 기억이 불쑥 떠오르네요. 그래서 비에 관한 작품은 포기하고 이 시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맨 마지막 글자인 정(亭)은 '정자(亭子)'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역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자가 말도 바꾸어 타고 숙박도 하는 곳이니, 여행이라고 새겨도 심한 의역은 아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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