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 한문2008/01/04 14:58

[2004년 5월 28일 작성]


             -  茶店晝眠  -
              찻집에서 낮잠 자다가

頹然臥榻便忘形    무너지듯 걸상에 누워 퍼뜩 정신을 놓았다가
(퇴연와탑편망형)
午枕風來睡自醒    바람이 불어오니 낮잠에서 저절로 깨었네
(오침풍래수자성)
夢裏此身無處着    꿈속에도 이 몸이 붙어 살 곳 없었으니
(몽리차신무처착)
乾坤都是一長亭    이 세상도 곧 하나의 긴 여행일 뿐일세
(건곤도시일장정)


임춘은 고려시대 무신 정권 때 사람으로 국순전(), 공방전() 등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벼슬에 나가지 않고,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것으로 세월을 보냈다고 하며, 강좌칠현(江賢)의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강좌칠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할게요.

이번주 진행되고있는 트랙백 놀이 주제가 여행인데 지금까지 26편의 포스트가 엮여있습니다. 며칠 전에 그 중 하나인 말달리다님 포스트를 읽다가 '사는 것이 곧 여행이다'라는 말씀에 무릎을 쳤었습니다. 비가 제법 실하게 내리기에 비에 관한 한시를 한 편 소개하려고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가 이 시를 보니 그 기억이 불쑥 떠오르네요. 그래서 비에 관한 작품은 포기하고 이 시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맨 마지막 글자인 정(亭)은 '정자(亭子)'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지만 '역참'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행자가 말도 바꾸어 타고 숙박도 하는 곳이니, 여행이라고 새겨도 심한 의역은 아니지 싶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TRACKBACK http://mojolog.net/trackback/124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